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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검으로, 의심을 방패로 전진 – 영화 ‘메기’
배우 ‘구교환’을 아는가? 얼마 전 영화 ‘반도’에 서상훈(서대위) 역으로 출연한 배우 말이다. 반도에서 강동원 배우만큼이나 눈에 띈다고 생각해서 영화관을 나온 후 찾아본 결과, 이옥섭 감독의 ‘메기’ 라는 영화에 출연했다고 한다. 후기를 보니 구교환 배우는 독립 영화에서 더 빛을 발한다고 하더라. 사실 독립 영화는 본 적이 별로 없어 진입 장벽을 좀 느끼는 편이었는데, 배우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라 그런지 나도 모르게 손이 저절로 재생 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리아 사랑병원’은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도우기 위해 지어진 성당을 갈아엎고 차린 개인 병원이다. 성당이라 함은 종교 활동을 하는 공간, 즉 하나님을 ‘믿는’ 공간이다. 그러나 병원 설립자는 성당의 의의를 저버리고 자신의 이..
2020.09.16 15:58 -
[연재] 나를 키운 성장 소설 –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시 읽으며 몇 달 전에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작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읽었다. 동네 도서관이 코로나 19의 여파로 휴관하기 전에 대출한 책이었으니 완독한 지도 벌써 한참이나 흘렀다. 내가 몇 개월 전에 읽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 책의 교훈이 특별히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책이 나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유는 첫 번째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실제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를 모티프로 창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기 때문에, 그리고 그 흥미 때문에 찾아본 실제 시인의 시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책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 시는 동심에 대한 내 얼어붙은 기억을 깨부수는 글..
2020.07.15 15:56 -
스크린샷, 편리함에 속아 저작권을 잊지 않았는가?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글, 영상, 사진 등을 게시한다. 거창한 심사를 거칠 필요 없이 콘텐츠가 생각나는 대로, 준비되는 대로 바로 올릴 수 있다. 업로드되는 즉시 비트 세계에 하나의 족적을 새기며 일파만파 퍼져나간다. 전시된 족적은 그 자리에서 타인들을 맞이한다. 게시자는 스크린 너머의 얼굴들이 세계 각지에 얼마나 골고루 퍼져 있을지 파악할 수 없다. 또한 인터넷에서는 게시, 수정, 삭제의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어 언제 어디서나 발각될 위험을 감수해야만 한다. 모든 것이 기록된다. 사람들은 온전한 창작자로서만 활동하지는 않는다. 기존의 콘텐츠를 퍼오거나 가공하여 자신의 SNS 게시하곤 한다. ‘화면 캡쳐’ 기능은 프로그램과 콘텐츠의 활발한 공유에 기여하지만..
2020.06.08 09:28 -
태고의 시간들 – 우리의 삶은 어떻게 전설이 되는가
여기 에슈코틀레에서 키엘체로 가는 도로까지 이어지는 고시치니에츠의 길가에는 보리수가 줄지어 자라고 있다. 인간들은 항상 보리수 그늘 밑을 오간다. 보리수의 시간 속에서 인간은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 마냥 영원하다. 인간이 자연에게 영원한 것처럼 자연도 인간에게 영원하다. 사람의 눈 속에서 자연은 순환하는 계절을 따라 시듦과 피어남을 반복하며 항상 제자리를 지킨다. 자연은 그들이 시간과 죽음의 속박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알고 있다. 존재에 대한 무지 덕분이다. 반대로 인간은 자기 자신이 여기 존재하고 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인간은 외부의 경험을 통해 내면의 자아를 확립함으로써 자신만의 고유한 존재를 가진다.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없다. ‘나무의 입장에서 인간은 영원하다. 그들은 고시치니에츠의..
2020.04.15 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