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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나를 키운 성장 소설 – 호밀밭의 파수꾼
호밀밭의 파수꾼을 다시 읽으며 몇 달 전에는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작가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읽었다. 동네 도서관이 코로나 19의 여파로 휴관하기 전에 대출한 책이었으니 완독한 지도 벌써 한참이나 흘렀다. 내가 몇 개월 전에 읽은 『네루다의 우편배달부』를 기억하는 이유는 그 책의 교훈이 특별히 나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기 때문이 아니다. 그 책이 나의 머릿속에 각인된 이유는 첫 번째로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에 나오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실제 시인인 파블로 네루다를 모티프로 창작되었다는 점이 흥미로웠기 때문에, 그리고 그 흥미 때문에 찾아본 실제 시인의 시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책은 얼어붙은 바다를 깨부수는 도끼”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 시는 동심에 대한 내 얼어붙은 기억을 깨부수는 글..
2020.07.15 15:56 -
[연재] 나를 키운 성장 소설 - 생택쥐페리의 어린왕자
연재에 들어가기에 앞서… 진정한 성장 소설은 독자도 함께 성장하는 소설이다. 주인공과 함께 울고 웃게 만들다가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마음의 키가 한 뼘 더 자라있는 걸 경험하게 하는 소설이 성장소설이다. 성장 소설의 대표격인 『호밀밭의 파수꾼』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정말로 나를 황홀하게 만드는 책은, 그 책을 다 읽었을 때 작가와 친한 친구가 되어 언제라도 전화를 걸어, 자기가 받은 느낌을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 p. 32 『호밀밭의 파수꾼』은 작가의 말처럼 나로 하여금 당장 그에게 전화를 걸어 대화를 하고 싶게 만든 책이다. 그건 상대방의 글이 내 마음에 들어왔기 때문에 발생한 충동이다. 어떻게 이런 글을 쓸 수 있었는지, 당신의 책이 내 인생을 어떻..
2020.06.19 23:20 -
유령 이미지, 전해지지 않는 이미지
-유령 이미지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2017년에 출간된 에르베 기베르의 는 프랑스와 달리 한국에서는 유고작이 된 작품이다. 이미 죽은 사람의 글을 보는 일은 어떤 의미로 먼저 세상을 떠난 사람의 사진을 보는 일과 비슷하다. 글과 사진, 둘 다 살아생전의 한순간을 포착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에르베 기베르는 사진을 찍고 글을 썼다. 그는 사진가였고 잡지에서 사진 및 영화 칼럼니스트로 활동했다. 그래서 에르베 기베르는 사진과 글의 긴밀성을 일찍이 깨달은 건지도 모른다. 글은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현장을 대신 서술한다. 사진가라는 작가의 이력이 무색하게 책 속에서는 단 한 장의 사진도 찾아볼 수 없다. 그가 텍스트를 통해 향유하고자 하는 건 오직 사진으로 나타낼 수 없는, 이미지가 될 수 없는 현상들이다. ..
2020.03.26 1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