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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대학 있어요!” 설 자리 잃어가는 비수도권 대학들

교육

by 대서 2020. 10. 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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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
코로나로 인해 대학 홍보할 기회조차 잃어
비수도권 대학 존립을 위한
 고민과 노력 필요

 

“그 대학 쓰지 마, 곧 사라질 거래.”

 

 지방대의 존폐 논란은 대학 수시모집 원서접수를 할 때마다 구설수에 오르는 주제이다. 서울권의 대학들을 쓸 때는 걱정하지 않지만, 비수도권 대학들을 적을 때는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은 바로지방대 구조조정때문이다. 지난 8월 교육부는 ‘2021년 정부 재정지원제한 대학 지정방안을 발표했다. 이 방안은 교육 당국이 각 대학의 교육비 환원율, 전임교원 확보율 등 필수지표를 평가한 뒤 하위권 10% 대학에 일반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다음 해부터대학 기본역량 진단을 하기 전재정지원 제한 대학을 우선 지정한다고 밝혔다.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해마다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한 대학들을 자동으로 재정지원 제한 대학으로 지정하는절대평가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교육부가 제시한 일반대 최저 기준은 교육비 환원율 127%, 전임교원 확보율 68%, 신입생 충원율 97%, 재학생 충원율 86%, 졸업생 취업률 56%, 법정부담금 부담률(법인책무성) 10%, 법인전입금 비율(법인책무성) 10% 7개 평가지표를 충족해야 한다. 이 중 3개 지표에서 교육부가 제시한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대학은 재정지원제한유형에 해당하고 신·편입생 일반학자금 대출이 50% 제한된다. 4개 이상 미충족한 대학은 재정지원제한유형에 해당하고 학자금 대출에 신·편입생 국가장학금까지 전면 제한된다.


 지역 대학들은 이러한 교육부의 평가 지표가 수도권 중심으로, 지방의 대학들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고 지적했다. 전체적인 인구 감소로 인해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이 수도권의 대학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대학 평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입장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 정원의 부족 문제는 고질적인 문제이지만 올해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더 심화되었다. 내년부터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 진단 평가에 신입생 충원율 비율이 높아짐으로 인해 비수도권 대학들의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비수도권 대학들 사이에서는 대학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걱정도 생겨난다. 학생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이름조차 생소한 대학들은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입학 설명회를 통해 학교를 소개할 기회조차 없었다. 전염병의 확산을 우려하여 오프라인 설명회는 불가했다. 온라인 입학설명회를 개최하기는 했지만, 오프라인에 비해 호응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다. 오프라인에 비해 현장 감각도 떨어지고,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불가한 온라인에서 대학의 홍보를 효율적으로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인구는 줄어들고,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학령인구 또한 줄어든다. 이는 어렸을 때부터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어왔던저출산의 여파일 것이다. 최근에는 비혼으로 인한 일인가구의 수가 늘기 시작하면서 인구 감소는 가속화되었다. 한 반에 40명 씩 14반이 넘던 학교의 풍경은 사라지고, 한 반에 20명을 조금 넘는 학생이 들어가게 되었다. 대학의 수와 대학 입학 정원은 변함이 없으나,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에 입학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면, 비교적 낮은 순위의 대학들은 존재할 수 없게 된다. 학생들은 수도권에 몰리게 되고, 비수도권의 대학들은 하나 둘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오늘날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대안을 내놓는 것이란 어려운 일이다. ‘재정지원 제한 대학 지정방안으로 비수도권 비인기 지역 대학들은 설 자리를 잃어간다. 이것은 입학 정원이 채워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국 인구 수 감소로 인한 학령인구의 감소인데, 이것은 저출산에 의한 것으로, 대학이 나설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렇다고 출산을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출산을 하라 강요할 수도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은 고민과 해결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서 강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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