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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하는 학교들

교육

by 대서 2020. 6. 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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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고사에서 발생하는 부정행위
서울권 주요 대학 선택적 패스제 논의
선택적 패스제 도입에 대한 학생들의 목소리 높아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각 대학은 온라인 강의를 실시해오고 있다. 다수의 학생을 한 교실에 몰아넣고 시험을 보는 것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방역 상의 문제로 중간고사는 과제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각 대학별 기말고사 일자가 다가오기 시작하면서 상황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중간고사를 과제로 대체했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평가를 매기기 위해서는 기말고사를 실시하는 것이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앞서 가천대가 대면 중간고사를 실시한 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학생들의 불안이 가중되었다. 그렇다고 비대면 고사를 실시하기엔 앞서 비대면 고사를 실시한 학교들에서부정행위가 만연했다.


 중앙대의 경우, 기말고사 기간을 3주로 늘였다. 각 과목의 시험 일자를 분산하고 100명이 넘어가는 대형 강의의 경우에는 한 반에 30명 씩 총 네 개의 강의실을 배정하는 등 대면 시험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의 목소리에 대부분의 고사가 비대면으로 전환되었다. 대부분의 시험이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함은 해소되었지만, 비대면 고사를 치를 경우 부정행위에 대해서는 마땅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중간고사 당시 인하대, 서강대, 건국대 등에서 부정행위가 속출했다. 인하대 1학년 50명과 2학년 41명이 집단으로 부정행위를 한 것을 시작으로 서강대, 건국대에서도 일부 단과대 학생들이 답안을 공유하며 시험을 같이 치렀다는 제보가 있었다. 학생들은 한 곳에 모여 함께 문제를 풀거나 SNS 채팅방을 개설해 답을 공유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실습실에 모여 시험문제를 풀고 답을 함께 공유했다. 앞선 부정행위 사례에 인하대는 부정행위 공모자들의 성적을 모두 0점 처리했고, 서강대와 건국대 역시 해당 시험을 무효화하고 추후 성적 논의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각 학교는 기말고사를 비대면으로 실시하되 오픈북으로 진행하거나 여러 프로그램들을 도입하는 등 부정행위에 대해 대처할 방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시험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만큼 어떤 부정행위가 나오게 될지 예상할 수 없고, 시험 당일의 시스템이 많은 수의 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렇게 온라인 강의를 시행하는 각 대학에서 시험 부정행위 논란과 함께 평가 공정성을 둘러싼 의심이 불거지기 시작하면서 신촌 대학가를 중심으로선택적 패스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선택적 패스제란 자신의 성적을 그대로 가져갈지 아니면 등급 표기 없이패스(pass)’를 선택할지를 결정할 수 있는 제도다. 패스제를 선택하지 않으면 A, B, C 등 본래 자신이 받은 성적 그대로 가져가게 되고, 선택하면 D학점 이상은 성적표에패스로 표기된다. 패스로 표기된 성적은 학점 계산에 반영되지 않으며, 해당 과목을 이수했다는 사실만이 인정된다.

 대학가를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는 온라인 시험 관련 부정행위 논란에 홍익대는선택적 패스제라는 제도를 도입하게 되었다. 홍익대를 기점으로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등 여러 대학에서도선택적 패스제를 도입해달라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연세대 총학생회는 지난 8일 학교 측에학생 자율 선택적 패스/논패스(Pass/Non-pass) 제도도입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며 지난 7일 서강대 홈페이지에는 선택적 패스제를 요구하는 학생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화여대 홈페이지에는 해당 제도를 도입해달라는 내용의 글이 6일 만에 740여개를 넘어섰다. 12일 서강대에 따르면 서강대 코로나 대책위원회는 이번 학기에 한해 수강생들이 학점성적 대신 급락성적(S/U)을 선택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Successful’의 약자인 S를 선택하면 자신이 해당 과목에서 받은 성적은 학점평균에 반영되지 않고, 그 과목의 학점만 인정되는 식이다. 다만 F 학점을 받은 학생은 급락성적을 선택할 수 없다.

 선택적 패스제는 부정행위 자체를 막을 수는 없겠지만 다른 학생의 부정행위 때문에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좋지 않은 성적을 받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오픈북, 과제 대체로 인해 평가의 공정성에 의문이 가는 상황에서 선택적 패스제는 대학과 학생 간의 타협점을 찾은 제도로 비춰진다.

 

 

[대서 강주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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