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청년 주거 고민- LH 청년전세임대대출의 한계

사회

by 대서 2020. 8. 30. 12:27

본문

 20대 청춘에게 자취는 하나의 로망입니다. 온전히 나만의 공간을 가진다는 것은 혼자 산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하지만, 자취의 진입장벽은 생각보다 만만하지 않습니다. 보증금 명목의 목돈이 필요할 뿐 아니라 다달이 지불해야 할 월세, 관리비, 공과금과 생활비는 다소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입학과 동시에 자취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을 쉽게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은 통학이나 기숙사 생활을 선택하고는 합니다.

 본가와 학교 간의 거리가 가까운 경우에는 통학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게 먼 거리를 통학하는 과정은 하나의 고충으로 여겨집니다. 아예 다른 지역 출신의 학생들은 주로 기숙사를 선택합니다. 학생들은 본가와 학교와의 거리에 따른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대학교 기숙사나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해당 지역 출신 학생들을 위해 운영하는 기숙사에서 많이들 생활합니다. 하지만, 기숙사 역시 나름의 단점이 있습니다. 우선, 대학교 기숙사는 규정이 까다로운 경우가 있습니다. 가령, 통금시간이 존재하거나 외부 음식을 금지하는 규정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대부분의 대학교 기숙사에는 주방공간이 없다는 것 역시 하나의 단점으로 제시됩니다. 매 끼니를 모두 사서 해결해야 하기에 식비 지출이 커집니다.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기숙사는 끼니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기숙사와 학교와의 거리가 꽤 먼 경우도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사람과 함께 생활하는 것을 단점으로 여기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두 명이서 한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을 고려하면 기숙사가 그리 저렴하지는 않아 보입니다.

 

<Home – pixabay>

 

청년주거를 위한 제도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이와 같은 현실을 고려하여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주거 제도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거 지원 제도의 대부분은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는 형식입니다. 그중에서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청년전세임대대출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청년전세임대대출은 청년층(대학생 · 취업 준비생 · 만 19~39)의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해 기존주택을 LH가 중간에서 전세 계약을 체결하여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제도입니다. 청년층에서도 무주택 요건 및 소득 · 자산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만 자격이 주어집니다. 월평균 소득에 따라 1~4순위가 정해지고, 자신의 순위에 맞게 LH청약센터 홈페이지 (apply.lh.or.kr)에서 신청할 수 있습니다. 평균 10주간의 자격심사를 거쳐 대상자가 발표됩니다. 입주대상자로 선정이 되면 본격적으로 입주 희망 주택을 물색하여야 합니다. 입주 희망 주택은 당첨자가 신청한 지역에서의 전용면적 60이하 주택(단독, 다가구, 다세대, 연립, 아파트 및 주거용 오피스텔)으로서 전세또는 보증부 월세로 계약 가능한 주택이어야 합니다. 오피스텔의 경우 바닥 난방이 되며, 별도로 취사 · 세면시설 및 화장실을 갖추어 주거용으로 이용 가능하여야 합니다. 입주 희망 주택을 결정하였으면, LH 한국토지주택공사의 법무사를 통해 전세 가능 여부를 검토하는 권리 분석을 실시합니다. 권리 분석이 통과되면, 집주인과 LH 측 법무사와 함께 전세 계약 및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전세금 지원 한도액은 1인 거주인 단독 거주를 기준으로 수도권은 12천만 원, 광역시는 95백만 원, 기타 지역은 85백만 원까지입니다. 전세금에 대한 이자만 LH 한국토지공사에 납부하면 되는데, 이자율이 상당히 낮은 편이라 대부분의 월세보다 저렴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자율은 순위에 따라 다르지만, 1·2순위 입주 대상자가 전세금 12천만 원 매물을 계약할 시, 매달 전세금에 대한 이자인 15만 원 정도만 지출하고 살 수 있는 좋은 제도입니다.

 

이용하기 어려운 제도

 청년전세임대대출은 제도 자체만 보면 낮은 금리로 전세금을 지원해 주는 좋은 제도지만, 실제로 이용하기는 상당히 어렵습니다. 우선, LH 전세 임대로 나온 매물 자체가 드뭅니다. 부동산 어플을 통해 원하는 지역의 전세 매물을 찾으면, 상당히 많은 매물이 나옵니다. 전세자금 대출 가능 옵션을 추가하면 매물은 반의반 정도로 줄어듭니다. 그중에서도 LH 가능 매물은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전세자금대출가능 옵션 적용 전 (좌), 옵션 적용 후 (우)–부동산 어플]
[전세자금대출가능은 가능하지만 LH청년전세임대대출은 불가한 매물–부동산 어플]

이는 LH 한국토지공사의 권리 분석 심사가 비교적 세심하기 때문입니다. 매물이 위치한 건물의 부채비율과 위반 건축물 여부 등을 꼼꼼하게 심사하는 과정에서 부합하지 않는 건물들이 많이 걸러지는 것입니다.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집주인이 LH 청년전세임대대출로 계약을 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열악한 환경의 매물만 나온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점입니다. 집주인의 입장에서 전세보다는 월세로 세를 두는 것이 경제적입니다. 좋은 매물들은 월세로 내놓아도 금방 계약이 체결되기 때문에 좋은 매물을 찾기란 상당히 힘듭니다. 그렇기에 인기가 없는 반지하, 오래된 건물의 매물들이 주로 LH청년전세임대 매물로 나오는 것입니다. LH 대출 가능 매물이 드물다는 것을 알기에 많은 집주인들은 열악한 매물을 시세보다 높은 전세 가격에 내놓고,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계약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인지한 LH 한국토지공사에서 좋은 매물을 LH 계약으로 유도하기 위해 계약 체결 시 정해진 한도 금액 내에서 도배와 장판을 지원해 주고는 있지만, 여전히 매물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해당 제도를 이용하려는 청년들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겨우 적합한 매물을 찾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도의 좋은 취지가 무색하게도 제도 이용의 현실은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을 통해 청년들의 주거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대서 신준섭]

'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계별 사회적 거리두기, 무엇이 달라지는가  (0) 2020.09.25
양날의 검, '디지털 교도소'  (0) 2020.07.30
인국공 사태  (0) 2020.07.15
한국 공무원시험 이대로 좋을까?  (0) 2020.06.27
#blackouttuesday  (0) 2020.06.16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