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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서 2020. 7. 15.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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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직고용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총 2,143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자사 정규직으로 직고용할 것을 밝혔습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방문한 2017년 당시의 약속이 이행된 것입니다. 해당 내용과 관련하여서 대학생들의 커뮤니티인 에브리 타임을 비롯한 여러 사이트에서는 부정적인 의견들의 비중이 높은 상황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직고용 대상자로 추정되는 이들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대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논란점

 많은 이들이 분노하고 있는 이유는 단순하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번 전환의 대상자인 보안검색 직원들은 본래 인천공항공사의 협력사인 보안검색 회사 소속입니다. 논란은 이들이 소속되어 있던 자회사의 정규직이 아닌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으로 고용될 것이라는 사실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인천공항공사는 공기업으로 금융권을 제외한 공기업에서는 최고 수준의 연봉과 대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입사경쟁률을 보면 인천공항공사에 정규직으로 입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사태에 대하여 취업 준비생들이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은 클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로또 취업이라는 용어가 나올 정도로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공사의 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을 사전에 공지하였더라면, 해당 비정규직 자리에 대한 경쟁률은 높았을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개인 SNS에 부러진 연필 사진과 함께 해시태그(#)부러진펜운동이라는 글을 게시하는 부러진 펜 운동도 확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열심히 공부할 이유가 없어졌음을 암시하는 것으로 취업 준비생들의 반발을 보여줍니다.

 9788명인 인천국제공항공사의 60개 협력업체의 비정규직 근로자의 30%인 이들만 공사로 직고용된다는 점 역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로 직고용된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연평균 500만 원 정도인 복리후생을 적용받을 것이라는 사실은 나머지 70% 비정규직 근로자들과의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기존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직원들에게도 이번 사태는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는 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총액 인건비 제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기관별로 인건비의 총액이 할당되어 있으며, 기관에서 자율적으로 인건비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많은 수의 근로자가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이 되면서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이 받는 대우가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물론 이는 전환된 정규직 근로자들이 제시된 급여 기준을 수용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의 수가 기존 인천공항공사의 정규직 직원의 수보다 많다는 점은 이를 문제가 될 여지를 남깁니다. 많은 수를 바탕으로 노조를 결성하여 임금 상승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청원경찰의 신분으로 정규직화가 되기에 파업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존재하지만, 교섭권은 동일하게 행사할 수 있습니다. 임금 상승을 주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앞선 도로교통공사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동일 임금에 대한 주장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되면, 총액 인건비 제도의 특성상 기존의 정규직 근로자에게 할당되었던 임금과 혜택이 줄어들어 또 다른 역차별을 낳을 수 있습니다.

 교섭권의 행사를 통해 새로 전환된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이 상승한다면 앞서 언급한 총액 인건비 제도에 따라 부득이하게 신규채용 인원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는 기존에도 높은 수준이었던 인천공항공사의 입사경쟁률이 더 높아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현대 사회의 문제점

 협력업체 자회사가 아닌 인천공항공사로의 정규직화가 야기한 이번 사태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인 취업난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10명 남짓한 인원을 뽑는 채용공고에 5천 명 가까이 되는 지원자들이 몰리고, 공무원 시험에 많은 이들이 몰두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청춘들에게 너무 가혹해 보입니다. 점점 줄어드는 취업 기회 속에서 이번 사태는 어쩌면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현실의 벽을 느끼게 했을지도 모릅니다. 많은 청춘들은 여전히 실낱같은 취업의 꿈을 이루기 위해 피땀 흘려가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정규직 자리의 정규직화는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태와 같이 그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여서는 안됩니다. 새로운 자리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경쟁이 이루어져야 하며 기회 또한 공정하게 주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열을 가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서 신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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