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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 미국만의 문제일까

사회

by 대서 2020. 6. 10.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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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로 인한 경찰의 과잉진압흑인 사망
인종차별, 경제적 양극화 흑백격차 심화
한국도 인종차별 만연, 그냥 두고 볼 일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46) 사망에 대한 항의 시위가 불붙고 있다.

 지난 5 25일 조지 플로이드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했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조지 플로이드가 식당에서 지불한 20달러 화폐가 위조됐다는 종업원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경찰은 그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목을 누른 것으로 알려졌다. “숨을 쉴 수 없다는 그의 절규에도 경찰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목을 약 8분여 동안 압박했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 이로 인해 목을 직접 누른 경찰 데릭 쇼빈은 2급 살인으로 기소됐고, 사건에 가담한 경찰 3명 또한 기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은 교육받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르는 인종이란 사회적 낙인에 미국 경찰 당국의 흑인 진압은 지나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국 20대 흑인 남성의 사망원인의 1위는 암으로 인한 질병이며, 2위는 경찰의 과잉진압인 것으로 밝혀졌다. 프랭크 에드워즈 러트거스대 교수가 지난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경찰 무력에 의한 흑인 남성의 사망률은 백인 남성보다 2.5배 높았다.

시위 불붙인 미국 흑백 격차

 미국 내 흑인 인권운동은 1960년대 마틴 루터 킹 목사를 필두로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1963년 흑인 인권을 위한 워싱턴 시위를 조직했으며, 1964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미국 프로야구인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전설적 흑인 선수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 42번은 전 구단의 공식 영구결번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인 인권은 형식적으로 회복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형식적 인권은 보장됐으나, 경제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사회보장제도가 미숙하기 때문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Fed(연방준비위원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미국 백인 가구 순 자산 중간값은 171000달러지만, 흑인 가구는 1 7600달러로 1/10에 불과했다. AMP 학술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19 10만 명당 사망자는 백인 22.7명 흑인 55.4명으로, 흑인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다수 흑인의 직업이 대면 접촉을 지속해서 하는블루칼라직종에 몰려있고,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상 비싼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는 흑인이 의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위도 갈수록 양극화되는 흑인-백인 간 격차와 더불어 인종차별적 편견이 그 원인으로 꼽힌다.

 시위는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작됐다. 6 2일 기준 최소 140여 개 도시로 번지고, 4000여 명이 체포됐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약탈, 방화를 저지르는 등, 폭력적 양상으로 변질됐다. 6 2일 자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필라델피아 50, 미니애나폴리스 10건 등, 한인 상점의 피해가 극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시위가 폭력적으로 전개되며흑인 인권 신장이란 명분을 약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인종차별에 반대한다는 좋은 취지로 공감을 샀으나, 약탈, 방화로 이어지며 많은 지지층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더군다나, 이번 시위는흑인을 향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것이지,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엔 무관심하다는 비판이 흘러나온다. 이에 많은 흑인인플루언서들은 폭력시위를 자제하고, 평화적으로 이를 진행하자고 주장한다. “공화당 지지자도 신발은 산다.”며 사회적 이슈에 중립적 태도를 보인 마이클 조던은, “우리는 불의에 대해 평화적 표현을 계속하고, 책임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10년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단체에 1억 달러를 기부할 의사를 밝혔다.

수면위로 드러나는 한국의 인종차별

 ‘인종차별’은 미국의 이슈만은 아니다. 공론화되지 않았을 뿐 한국의 인종차별은 위험 수준이다. 다문화 아이들이 겪는 학교 내 차별은 심각하다. 여성가족부의 ‘2018년 전국 다문화 가정 실태조사에 따르면, 다문화가족 자녀가 지난 1년 간 차별을 경험한 비율은 9.2% 2015(6.9%)에 견줘 2.3%포인트 늘었다. 이들은 주로 친구(64.0%)로부터 차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학교폭력을 경험한 자녀도 8.2% 2015(5.0%)에 견줘 3.2%포인트 증가했다. 다른 피부색에서 오는 차별과 서툰 한국말 실력은 그들을 교실에서 겉돌게 한다. 더는 이들을 소수라 여길 수 없다. 현재 초중고교에 다니는 다문화 가정 학생은 10만 명에 육박하며, 향후 매년 2만 명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전망이다.

 미국의 흑인 과잉 진압이 흑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면, 한국의 유색 인종에 대해 공적 폭력이 자행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실제로 2018 10월 한 스리랑카인이 풍등을 날리다가 유전에 화재를 냈을 때, 경찰과 언론은 피의자의 국적을 바로 공개했다. 인권단체들은피의자가 미국계 백인이라도 국적을 공개했겠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한국도 인종차별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서 이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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