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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디지털 교도소'

사회

by 대서 2020. 7. 30.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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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교도소라는 사이트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디지털교도소라는 단어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디지털 공간인 인터넷상에서 교도소의 역할을 자처하는 사이트입니다. 해당 사이트 소개 따르면 디지털 교도소는 대한민국 악성 범죄자들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웹사이트라고 소개합니다. 운영자는 모든 범죄자들의 신상 공개 기간을 30년으로 정한 것과 같이 나름의 규칙도 설정하고 있습니다. 실제 교도소와 같이 법무부의 하부조직인 교정본부에서 정식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입니다. 신상정보를 다루는 것과 사이트 운영자가 개인이라는 점은 해당 사이트에 대한 많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디지털 교도소의 이면

 기본적으로 디지털 교도소는 위법의 소지가 있는 사이트입니다. 정부 기관에서 운영하는 성범죄자 알림e에 올라온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행위가 아동·청소년의 성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죄에 해당하는 만큼 개인이 신상정보를 공개하는 사이트 운영방식은 명예훼손죄의 적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입니다. 운영자도 이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본사와 서버를 표현의 자유가 무한정 보장되는 해외 국가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트 운영자가 한국인일 경우에는 형법의 속인주의 원칙에 의해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고한 사람의 신상정보가 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교도소는 운영자 개인 SNS 메신저와 이메일을 통해 받은 제보들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인물들의 의견이 아닌 제보자의 시선에 편중된 정보가 전달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기에 범죄행위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이 이루어지는 것이 어려워 보입니다. 해당 사이트의 파급력만큼 잘못된 정보로 인해 막중한 피해가 생길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확실하지 않은 정보로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 수 있다는 이러한 우려는 실제로 무고한 피해자를 낳기도 하였습니다. 대학생들의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는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이 하나 게시되었습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작성자 본인의 신상정보가 디지털 교도소에 게시되었으나, 이는 저지르지 않은 범죄에 대해 누명을 쓴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단숨에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이 게시물의 댓글 창에는 하나같이 디지털 교도소의 치명적인 부작용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로 가득하였습니다. 이 일과 더불어 범죄자의 사진을 게재하면서 무고한 사람의 사진까지 같이 게재한 사례도 존재하였습니다.

 무고한 피해자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은 해당 사이트가 개인적인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염려로 이어집니다. 개인이 운영한다는 사이트의 특성상 개인적인 원한에 의한 보복의 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신상 정보라는 민감한 정보를 악용하려는 이들도 분명 존재할 것입니다.   

 

시사점

 수많은 우려 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이들이 디지털 교도소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악성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미약하여 대중들이 사법부에 대해 불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아동 포르노 사이트 운영자손정우의 미국 송환을 불허하고, 16개월이라는 지나치게 가벼운 형량을 선고한 사법부의 판단은 이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디지털 교도소가 악성 범죄자들의 가벼운 처벌 수준에 대한 분노에서 비롯된 만큼 악성 범죄 형량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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