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사는 것이 행복할까?'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잘 사는 것, 웰빙(well-being)뿐만 아니라 잘 죽는 것,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각종 질병의 증가, 핵가족화와 1인 가구의 확산으로 급증하는 고독사 등의 문제는 웰다잉 트렌드를 이끄는 중요한 요인이다. 웰다잉에 대한 관심의 증가로 '웰다잉 10계명'도 등장하고 있으며, 웰다잉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도 있다.
그 예로, 한화손해보험은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노년을 보다 건강하고 즐겁게 보내자는 취지에서 2009년부터 '하늘소풍이야기'라는 웰다잉 준비 프로그램을 실시해오고 있다. 강원도 동해시 노인종합복지관은 2012년부터 '임종준비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 1월부터 강원도 웰다잉연구소는 강릉노인종합복지관과 함께 '인생 100세 시대, 행복한 삶 & 아름다운 마무리'를 주제로 매월 두 차례씩 장례 계획 세우기, 유언과 상속, 장기기증, 나의 묘비명, 나의 사망기 등을 노인들이 직접 작성하고 체험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실시 중에 있다.
요즘은 생의 마지막에서 그저 삶을 연장하는 무의미한 연명 치료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를 선택하는 환자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번 글에서는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호스피스란 임종이 임박한 환자들이 편안하고도 인간답게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전인적인 간호를 제공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의사들이 '말기'라고 진단하는 것은 더이상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같은 적극적인 치료가 효과가 없으며, 수개월 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시한부 판정을 받더라도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은 개개인마다 다르며, 말기암 환자의 50%는 판정 시점부터 약 2-3개월, 평균 3-4개월의 삶을 산다고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말기암 환자들에게는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화학요법의 치료 등이 더이상 효과를 나타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로 인한 스트레스나 통증 등을 관리하기 위해 호스피스 완화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호스피스 제도는 중세기에 예루살렘으로 가는 성지 순례자나 여행자가 쉬어가던 휴식처라는 의미에서 파생되었고, 이후 아픈 사람과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한 숙박소를 제공해주고 그들에게 필요한 간호를 베풀어주면서 시초가 되었다.
그 형태는 독립형(가정형), 병원형, 독립시설형 등으로 분류되고, 다양한 방법으로서 환자에게 제공된다. 그 내용은 임종에 임박한 환자와 사별의 고통을 겪게 될 그 가족의 삶의 질 향상에 목적을 두고 있다.
1. 통증과 스트레스 증상을 완화시킨다.
2. 삶을 지지하고 죽음을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받아들이도록 한다.
3. 죽음을 앞당기거나 지연시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4. 환자의 돌봄에 심리적이고 영적인 부분을 통합시킨다.
5. 임종하기 전까지 환자가 삶 속에서 가능한 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제공한다.
6. 환자와 가족의 요청에 팀 차원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7. 질환의 경과 중에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노력한다.
8. 조기에 제공할 수 있다면, 질환 조절 치료와 연계하여 제공한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제공되는 호스피스 제도는 임종에 임박한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통증과 신체적, 심리사회적, 영적 문제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함으로써 환자가 보다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삶의 마지막 순간에서 하루하루 삶을 연장하는 것과 죽음을 자연의 섭리로서 받아들임으로써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 어떠한 선택이 더 낫다, 옳다고 할 수는 없다. 연명치료와 완화의료 사이의 간극은 좁혀지기 어려우며, 환자 개인의 가치관에 따른다. 죽음에 대한 개인의 선택은 강요되어서는 안되고, 모든 의료인은 환자 개인의 선택을 지지하고 옹호해야할 의무를 가진다. 그러나, 필자는 의료인은 과거에 비해 죽음에 대한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음을 환자가 인식하도록 도와야하며 환자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성찰하고 고민해보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서 김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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