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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는 살 수 없는 가치들에 대하여

특별 수록

by 대서 2020. 4. 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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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레트 씨의 수상한 베이커리를 보고

 

'폴레트의 수상한 베이커리' 영화 포스터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살면서 이 문장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다. 원래는 톨스토의 저작의 제목이지만, 책 내용은 차치하고 저 문장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자.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누군가는 사랑이라고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정의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많은 대답으로 예상되는 것은 단연 이 아닐까 싶다. 냉정하고 현실적인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것이 없으니까.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을 더 던져 보겠다. 사람은 돈으로살 수 있는가?

 

사람은 돈으로만 사는가?

 이 영화의 주인공인 폴레트 씨는 그렇다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6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마약 판매를 시작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서 폴레트 씨는 마약을 판 돈으로 행복해졌는가? 이 또한 그렇다이다. 동양인 식당에 가서 일부러 음식에 바퀴벌레를 넣고, 자신의 사위와 손자가 유색인종이라는 이유로 미워했던 그녀는 마약 판매로 엄청난 돈을 벌게 된 후로 주변 사람들을 사랑할 수 있을 만큼 마음의 여유가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돈을 벌게 되자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가 정말로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마약이 든 빵과 과자를 판매했을 것이고 자신이 그렇게나 미워하던 손자가 납치되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는 돈이라는 하위 요건이 충족된 후, 그 이외의 것들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이다.

 

삶의 필요충분조건

 우리의 현실도 이와 별다를 바가 없다. 매슬로우의 5대 욕구에서 하위 욕구가 충족되어야 그 이상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처럼, 돈이 있어서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어야만 다른 가치들에 대해 고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삶에 있어서 돈이라는 것은 없으면 살 수 없는 필요조건이다. 반대로 연인이나 가족 간의 사랑이나 우정, 혹은 정의 같은 추상적인 것들만으로는 인생을 살 수 없다. 그렇지만 이러한 것들이 인생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말 그대로 생존일 뿐이다.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저러한 가치들을 인생에서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사는데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삶을 풍요롭게 해 주는 충분조건이다. 살면서 돈을 쫓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그 이외의 가치들 또한 우리의 삶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이다.

 

 

[대서 장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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