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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엠 프리티’가 아닌 ‘아이 필 프리티’

특별 수록

by 대서 2020. 3. 3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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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아나의 등장

 외적인 미를 강조하는 현시대, 외모지상주의 문제는 심각하다. 프로아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가? 프로아나란 찬성을 뜻하는 pro와 거식증을 뜻하는 anorexia의 합성어로, 극단적으로 마른 몸을 동경하여 비정상적인 다이어트 방식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비정상적인 사고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 문제가 전적으로 그들 탓이라고 볼 수는 없다. 프로아나의 대부분은 10대 중후반의 청소년이다. 이 말은 판단력이 아직 흐린 나이라는 뜻이다. 자신의 가치관을 정립해가는 시점에서, 영화, 드라마 그리고 인터넷에서 크롭티를 입고 나오는 여자 연예인들과 조금만 뚱뚱해도 악성 댓글을 다는 사회 분위기의 영향을 배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린 소녀들을 극단적으로 몰아간 것은 그들 자체의 문제가 아닌 사회 구조적인 문제이다.

 

아이 필 프리티(2018) 포스터, 출처 네이버 영화

 

-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보통은 사회적 기준의 미에 맞지 않은 외모의 사람들이 외모지상주의적 사상에서 멀어져 있을 것이라고 짐작하곤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오히려 그들은 사회적 압박 때문에 외모에 집착하는 경향이 더욱 짙을 것이다. 평생 들어보지 못한 예쁘다라는 말을 들어보고 싶다는 욕망이 억압되어 마음속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아버린다. 그래서일까? 예뻐지고 싶은 욕망으로 다니게 된 스피닝 센터에서 르네는 정말 예뻐질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녀의 눈에서만. 그녀는 날씬하고 예뻐졌다는 착각에 빠져 소위 ‘찌질한’ 절친들을 무시하고 모두가 자신에게 관심을 집중한다고 생각한다. 예쁜 척을 하며 남자에게 대시하고 비키니 대회를 나갈 때는 보는 내가 민망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내 그 민망함이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르네는 당당해지고 사람들도 그걸 사랑하게 되며,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된다. 단지 자신의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관객의 무의식에 있는 외모지상주의를 끌어내고, 이를 지적하는 것이 이 영화가 의도한 바이다.

 

- 이 영화가 우리에게 남긴 과제

 혹자는 말할 것이다.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현실에서는 타인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이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애초에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시선 같은 거 신경 쓰지 않았더라면 외모지상주의 같은 것도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옳지 않은 것을 알고 있음에도 고여 있는 것은 문제이다. 이 영화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당장 내일부터 사회적 시선에 벗어나라는 것이 아니다. 문제의식을 깨닫게 하고, 그것을 깨달은 사람들이 이에 추진력을 얻어 한 걸음 내디딜 수 있게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영향력이다.

 

 

[대서 장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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