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온라인 강의, 저희도 듣고 싶어요

교육

by 대서 2020. 4. 1. 00:20

본문

 

온라인 강의, 장애학생에 대한 고려 부족해

학교 측의 발 빠른 대처 필요

 

 지난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 19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팬데믹이란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으로, 세계적으로 감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이다. 이러한 팬데믹 선언으로 각 대학에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교수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의 대면 접촉이 불가피한 오프라인 강의 방식을 등지고 비대면 온라인 강의로 돌아섰다. 그러나 준비되지 않은 온라인 수업은 많은 불편과 문제를 대동했다. 온라인 강의 첫날 사이트가 터져 의도치 않게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이 있는 한편, 교수님이 사이트에 들어가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의 경우, 해당 강의의 수강자가 아닌 사람이 들어와 수업에 훼방을 놓기도 했다. 한 교수님은 유튜브 링크만을 올려놓았다며 많은 학생들이 강의의 질에 의문을 가졌다.


 온라인 강의의 문제는 비단 비장애 학생들만의 것이 아니다. 온라인 강의로 전환됨에 따라 특히 장애학생의 학습권이 사각지대에 놓였다. 장애학생들의 학업은 비장애 학생에 비해 더 큰 어려움을 수반한다. 오프라인 강의에 어려움이 생기면 근로 학생의 도움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었지만 온라인 비대면 강의의 경우에는 장애학생의 어려움에 대해 발 빠른 대처가 불가능하다. 장애학생은 도움 없이 혼자서 온라인 강의를 들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러나 각 대학의 대처는 흐지부지하다. 청각 장애인은 온라인 강의의 가장 큰 피해자이다. 이들은 교수님의 입모양에만 의지하거나 교수님의 얼굴조차 나오지 않는 화면만을 보아야 한다. 시각 자료에는 없는 교수님의 보충 설명도 알 길이 없다. 컴퓨터가 소리를 문자화하는 자동 속기 프로그램의 경우에는 오류가 많고 잘못된 자막이 송출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학교는 예산 부족의 문제를 들며 자막 지원을 거부하고 있으며 자막 지원을 해 주는 학교라고 해도 자막이 달리는 데에는 한 주에서 길면 2주가 걸린다. 중앙대학교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익명 이용자는 자막도 지원되지 않고 입모양을 볼 수 있을 만큼 화질이 깨끗하지 않은 온라인 강의를 듣는 청각장애인의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시각 장애인의 경우에도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오디오를 통해 송출되는 교수님의 음성이 끊기는 일이 다반사이며 시각 자료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끊긴 부분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 유추하는 것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PPT자료, 도표, 그래프 자료 등의 일부 시각 자료는 음성 지원 프로그램에서 인식하지 못한다. 장애학생에 대한 배려가 없는 온라인 강의에 대한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한양대학교 ERICA 캠퍼스의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온라인 강의로 인한 장애학생들의 소외 우려 목소리에 다음과 같은 지원을 하고 있다. 시간제한이 있는 컨텐츠 등의 해결 방안으로 화면 정지 설정을 줌으로써 텍스트에 대한 시각적 인지 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또한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강의 자료 및 교재를 송부 받아 강의내용을 보충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시간표를 서로 맞춰 수업 중에도 근로가 가능하게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출처: 한양대학교 ERICA 공식 블로그)

 장애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강의를 듣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여러 차례 호소했었다. 장애학생들이 온라인 강의 수강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이전에 있어왔던 문제점들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 11조는 차별금지를 명시하고 있고,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에는 교육책임자는 당해 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장애인의 교육활동에 불이익이 없도록 필요한 수단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온라인 강의의 대체로 학교 측의 준비가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미흡한 준비로 인해 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상황을 두고 보기만 하면 안 된다. 학교 측은 이러한 문제 상황을 빠르게 인식하고 장애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장애학생을 위한 학습지원을 꾸준히,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대서 강주형 기자]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